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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갑자기 세상이 뒤집히는 것 같은 어지럼증...‘현훈’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양한 만큼 그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현훈(vertigo)은 어지럼증을 대표하는 증상입니다. 현훈증의 증상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시야가 어둡게 흐려지고 머리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현훈증 환자는 세상이 반대로 뒤집히는 듯한 경험을 한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만약, 어지럼증이 위의 증상과 비슷하다면 적어도 병변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전정계입니다. 전정계의 말초 부분은 귓속의 세반고리관·구형낭·난형낭에서 시작되는 전정신경으로 구성됩니다. 전정계의 중추 부분은 뇌간의 '전정신경핵'에서 시작되는 각종 신경의 길, 소뇌의 일부 및 뇌 중심이랑 주변의 전정 피질 등으로 구성됩니다.문제는 실제로 현훈증을 앓고 있더라도 환자가 경험하고 설명하는 어지럼증의 증상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증례 2가지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증례 1"68세 여성 a씨는 고혈압, 고지혈증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지만 약을 통해 조절을 잘 하고 있습니다. 최근 종종 혈당 수치가 높게 나오기는 했지만, 평소에 어지럼증을 느껴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3일 전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괜찮았는데 화장실을 가기 위해 몸을 일으킬 때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며 바닥이 허공으로 올라가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에 당황하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바로 다시 누웠더니 증상이 바로 호전되었습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같은 증상이 계속 나타났습니다. 이후, 몸을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악화되는 증상이 계속되었고 매번은 아니지만 어지럼증이 심할 때는 몸의 균형을 잡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곧, 어지럼증과 함께 속이 메스꺼워는 증상도 동반되기 시작했고 환자는 뇌졸중이 아닐까 걱정되어 신경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증례 2"51세 남성 b씨는 2년 전부터 매해 건강검진마다 혈압이 135/89 정도로 나와 경계성 고혈압을 진단받았습니다. 내과 진료를 권유받았지만,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 조절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다녀 주 2~3회 정도 과음을 하고 꽤 오랜 세월 흡연을 하고 있어 하루에 담배 반 갑 정도를 피우는 애연가이기도 합니다. 집에서 직장까지 통근시간이 1시간이 조금 더 걸려 평소 수면시간은 6시간 정도입니다. 1달 전 회사 업무시간에 약간 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느꼈고, 물을 마시기 위해 일어났는데 평소보다 중심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피곤함 때문인가 싶어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니 증상이 바로 호전되었습니다. 이후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다가 병원 방문 2일 전부터 비슷한 증상을 약 3차례 경험했습니다. 어지럼증과 함께 걸을 때 중심 잡기가 힘들었고 눈도 흐리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 1달간 야근이 많아 수면시간이 이전보다 더 부족했습니다."



각 증례의 증상들이 꽤나 복잡합니다. 현훈이 도는 듯한 어지럼증으로 교육되고는 있지만, 실제 환자에게 나타나는 현훈은 위의 증례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즉 명확하게 돈다는 느낌보다 주변 환경 혹은 내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어지럼증 진료는 무척 어렵습니다. 각 증례에 대한 진료 및 치료 경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증례 1의 경우아무래도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노령자이기 때문에 병력을 청취할 때 뇌졸중의 가능성을 높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신경계 진찰을 해보니 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고, 이석증 유발 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와 바로 이석증 정복술(이석증을 세반고리관에서 밖으로 빼냈습니다. 이석증을 제자리에 넣는 것이 아닙니다)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즉시 증상이 상당 부분 호전되었고 1주 후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고령자의 경우 어지러울 때마다, 설사 그 어지럼증 증상이 비슷한 것 같아도 원인이 완전히 다를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 경험 있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증례 2의 경우신경계 진찰에서도 정상이고, 이석증 유발 검사에서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비록 일시적이지만 '어지러울 때마다 중심이 잘 안 잡혔다는 점'과 '뇌의 뒤쪽 혈류에 문제가 있으면 눈이 흐리게 느껴질 수 있는 점', 그리고 강력한 뇌졸중 유발 인자인 '흡연'과 '수면 부족'이라는 문제가 있어 뇌 mri, mra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아주 작은 속칭 '무증상 뇌경색' 및 '기저동맥'과 우측 중뇌동맥 시작부위에 심하진 않지만 분명하게 보이는 '동맥경화'를 발견했습니다. 이에 '뇌 혈류 개선'과 '혈전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를 시작하였고, 3~4일이 지나면서 증상은 호전되었습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 어떻게든 환자에게 7시간의 수면시간을 지키도록 권고했고, 환자는 금주와 금연도 시작했습니다.



얼핏 보면 비슷한 어지럼증이지만, 증례 1은 말초성 현훈인 이석증이었고 증례 2는 중추성 현훈인 일과성 뇌 허혈증이었습니다. 치료도, 예후도, 예방을 위해 해야 할 것도 완전히 다르지요. 더군다나, 중추성 현훈을 말초성으로 오진한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한 경우일 것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어지럼증의 양상보다는 동반 증상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우려해야 할 동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몸이 한쪽으로 기운다: 말초성, 중추성에서 모두 가능합니다. 전문의가 진료하며 잘 감별해야 합니다.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없다: 이론적으로는 중추성에서만 가능하나, 말초성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의가 진료하며 잘 감별해야 합니다. ▲발음 장애, 복시, 삼킴 장애, 반신마비, 시야결손, 기억력 장애: 중추성에서만 가능합니다. 특히나 위험한 동반 증상이기 때문에 즉각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약 5년 전 이석증을 경험했습니다. 매일 현훈을 진료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현훈이 발생했을 때 그 느낌만으로는 어떤 증상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현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도 막상 발생하면 환자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 바로 현훈입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