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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을 깎는 조각가...'미켈란젤로 현상'

1501년 8월 16일,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basilica of saint mary of the flower) 위원회는 20대의 한 젊은 조각가에게 1464년부터 방치되어 있던 거대한 대리석으로 다윗을 조각해달라고 부탁했다. 조각가는 밤낮으로 작업에 매진했고, 1504년 높이가 5m가 넘는 조각상을 완성했다. 이 젊은 조각가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이며, 다윗 조각상은 ‘다비드상’이다. 뛰어난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을 다듬어 다비드상같이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 냈는데, 이런 미켈란젤로처럼 자신의 연인이나 부부를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경향을 미켈란젤로 현상(michelangelo phenomenon)이라고 부른다. 미켈란젤로 현상은 1999년 미국 심리학자 스티븐 마이클 드리고타스 (stephen michael drigotas)가 처음 소개되었다.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 시대 거장 중 한명이다



배우자나 연인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며, 배우자나 연인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달라지고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배우자나 연인에게 변화 혹은 이해를 요구하고 자신의 요구가 연인에 의해 잘 관철되지 않을 때 다투기도 한다. 물론, 가까운 사이인 만큼 부담 없는 수준에서 서로에게 기대감을 품는 것은 상대방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대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중과 상황 혹은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과도하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강요한다면 갈등만 깊어지고 성공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 영국 런던대학교(university college london),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교(university of amsterdam) 연구진이 공동으로 미켈란젤로 현상에 대한 논문 7가지를 조사했을 때, 연인이나 배우자가 상대방을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고 상대방에게서 최선의 것들을 이끌어내었을 때 건강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단순하게 상대방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했을 때 미켈란젤로 현상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했던 연인·부부가 서로의 특징과 특기를 이해하고 발전시켜줌으로써 서로의 목표 성취를 도왔으며, 혹시라도 상대방의 목표가 막연해도 지지해 주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배우자나 연인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뀌길 원한다면 먼저 내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 있듯이 반대로 상대방도 나에게 원하는 모습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이상향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자신의 모습이 배우자 혹은 연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 대화의 부재가 원인일 때가 대부분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요구 사항을 일방적으로 계속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먼저 귀담아듣고 요구 사항을 나누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스스로를 바꾸는데도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는데, 내가 아닌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많은 이해와 인내가 필요하다. 또한, 상대의 반응이 부정적이라고 마찬가지로 부정적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대방의 부정적인 접근을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는 것도 관계를 발전시키고 보호하는 현명한 방법 중 하나다. 미켈란젤로가 500년 전 다비드상을 깎을 때,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돌 하나를 깎아 조각상을 만드는데도 많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좋은 관계란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비드상과 같은 아름다운 조각상을 만들기 위해, 미켈란젤로와 같은 훌륭한 조각가가 필요하듯이 ‘좋은 사람’과 평생을 혹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선 자신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