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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마세요, 표현하세요...나를 위해서라도 감정을 말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전쟁과 평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의 역작을 남긴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는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is it really possible to tell someone else what one feels?)”라는 질문을 남겼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언어 방식이 있으며, 그 언어는 각 사람 고유의 색상을 나타낸다. 특히, 언어적 감정 표현은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나게 해준다. 그러나,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때때로 감정을 제대로 전달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의 내면 세계를 외부 세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번역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감정 표현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 사람의 경우 한국 특유의 집단주의 문화가 감정 표현을 억누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 표현은 하면 할수록 늘며 자신을 지키고 주변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가치 있는 노력이다. 이러한 이유로 감정을 말로 서술하거나 정서 명명하기(affect-labelling)이라고 불리는 방식은 감정 표현의 한 종류이자 감정 조절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감정 표현은 중요하다



2018년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ucla)의 심리학자 자레드 토레(jared torre)와 메튜 d. 리버먼(matthew d. lieberm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감정평론지(the journal emotion review)에 정서 명명하기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서 명명하기는 감정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감정의 충격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연구 참가자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사진(뱀, 병원 장면)을 보여주고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도록 했을 때, 사진을 보고만 있는 것보다 감정적인 고통을 덜 느낀다고 응답했다. 정서 명명하기는 개인의 행동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뇌의 자율 신호와 신경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튜 d. 리버먼 교수는 “감정을 적절히 서술할 수 있을 때, 감정의 고통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또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주는데 연구진은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수학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걱정과 불안함에 대해서 글로 쓰게 했을 때,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학생들 보다 점수가 더 잘 나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ucla 연구진은 정서 명명하기와 감정 서술하기가 이러한 영향을 가지는 4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 간섭(distraction)

감정을 말로 바꾸는 것은 감정을 느끼는 순서 속에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원인이 관여할 수 없는 틈을 만들어낸다. 결국, 이러한 작은 틈이 감정을 순간적으로 환기 시키고 감정을 일으킨 자극에 대한 반응을 약화시킨다.



◇ 반성(self-reflection)

자기반성은 정서 명명하기가 가진 또 다른 요소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서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자각과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명쾌하지 않더라도 감정을 말로 서술하는 ‘감정적 자기성찰’(emotional introspection) 행위는 뇌에서 공포와 불안과 같은 감정과 연결된 편도체(amygdala)활동을 감소시키고, 복측부 전전두엽 피질(ventrolateral prefrontal cortex)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감정을 말로 서술하는 것은 자기 성찰의 중요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 성격의 표현, 의사결정, 사회적 행동 조율, 발화와 언어 조율 등의 역할을 한다. 행동과 생각을 조율하는 것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일컬어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라 부른다. 실행기능은 여러 가지 생각 중에 행동으로 옮겼을 때 가장 득이 되는 생각과 해가 되는 생각을 골라내는 기능을 말한다. 규칙 학습 역시 전전두피질의 기능이다. 특히 앞으로 갈수록 추상적인 사고를, 뒤로 갈수록 구체적인 사고를 담당한다.



◇ 불확실성 감소(reduction of uncertainty)

감정을 분류하기 위해 이름을 붙임으로써 ‘나도 잘 모르겠어’와 같은 감정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일은 정서 명명하기 중 일어나는 편도체 비활성화를 증가시킨다. 편도체의 활성화는 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감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면 편도체 각성을 예방할 수 있다.



◇ 기호 전환(symbolic conversion)

연구진은 우리가 감정을 말로 전환하면서 하는 감정 분류 작업에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추상화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즉, 감정을 말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상적인 사고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정의 언어적 서술은 감정을 자극하는 원인에게서 심리적으로 멀어지게 하는 동시에 감정적인 김장을 감소시키는 방법이 된다. 자신의 감정을 무작정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자체가 무엇인지 서술할 때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